독립서점은 도시의 문화다. 농촌을 비하하려는 뜻은 아니다.
도시 생활의 결핍 속에서 서점이라는 공간은 허전함을 메워주기 좋고
아무래도 자연에서보다는 도시라는 테두리 안에서 자라나기 쉽다.
특히 독립서점은 어쩐지 더 도시적인 분위기가 난다. 나만 그런지 모르겠지만.
일본은 한국에 비해 월등히 서점의 수가 많다. 물론 인구수가 2.5배 정도 더 많은 것도 있지만
고연령층 비율이 높아 아날로그적인 것을 선호하고 도시화가 빠르게 진행되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국내 서점 수는 2022년 기준 2,528개로 일본 서점수의 11,024개 (2020년 기준) 의 4분의 1 수준에
못 미치지만 독립서점은 의외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일본은 독립서점의 데이터를 별도로 집계하는
곳이 없어 개별로 독립서점을 찾아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오사카는 일본의 제2도시임에도 불구하고 나의 검색능력이 문제인 것인지 독립서점을 찾는 것이
생각보다 어려웠다. 참고로 부산은 41곳이나 되는 독립서점이 있어서 꽤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이번에 간 일본의 독립서점은 루루부 라는 일본 트래블 사이트에서 추천해준 곳을 중심으로 다녔다.
일정상 모두 가보지 못했고 3군데 정도 돌아다닐 수 있었다.
BOOK OF DAYS
▶일본 및 해외의 사진집 중심으로 판매하는 독립서점
〒550-0011 Osaka, Nishi Ward, Awaza, 1 Chome−10−2 ボンジュール阿波座 202号
오사카 메트로 요츠바시선 혼마치역에서 도보 2~4분
영업시간 11:00 ~ 17:00 (수, 일 휴무. 토요일 12:00~17:00)
오사카의 오피스 거리, 혼마치에 있는 서점으로 방문한 날이 토요일이었기 때문에 혼마치는
놀라울 정도로 사람이 없었다. 잠시 다른 얘기를 하자면, 신사이바시와 도톰보리, 쟌쟌요코초 등의
관광지 일대는 맥도날드마저 줄서서 먹어야 할 정도로 사람이 많다.
루루부에서는 오사카 메트로 요츠바시선 혼마치역에서 도보 2분이라고 써 있었지만, 체감상 그거보단 더 걸렸다.
다만 사람들 틈바구니에서 벗어나서 한적한 곳에 자리잡은 곳이라 그것만큼은 정말 좋았다.
건물 2층에 있는 서점인데 1층의 입간판을 잘 보지 않으면 얼핏 지나가기 쉽다.
사진을 찍어도 되겠냐고 물어봤는데 무슨 용도로 쓸 거냐고 되물어서 당황했다;;; 그냥 관광객입니다 라고
얼버무렸다. 국내의 작은 큐레이션 서점하고 크게 분위기는 다르지 않다고 생각했지만 진열된 책 권수가
많아서 놀랐다.
해외의 사진집 중에 한국 것도 있나 찾아보았지만 그런 것은 없었다.... 용기를 내어 물어볼까 했지만
관광객 주제에 너무 꼬치꼬치 캐묻는 것 같아 포기하고 구경만 하다 나왔다.
아래 사진의 누군가의 아이돌이라는 책의 사진이 너무 좋아 살까말까 망설였다. 일반 개인이 좋아하는
주변인물들을 찍은 사진으로 바에서 일하는 오카마씨라던가 누군가의 할머니, 어딘가의 알바생으로 보이는
사람들의 사진이 찍혀 있다.
원래 이곳은 2005년 니이가타에서 시작했다가 2012년에 오사카로 이전했다고 한다.
(두 곳의 거리가 너무 멀어서 놀랍다;;)
책방지기인 키야마 다이스케 씨가 전세계에서 수집한 희귀 사진집을 판매하는 일이 많아 매니아들이
찾아오는 일이 많다고 한다.
사실 사진집 중심의 독립서점은 국내에서도 잘 안 가는 편이라서 갈까말까 고민했지만,
위치가 좋아서 들르게 되었다.
확실히 니이가타보단 오사카 혼마치 쪽이 사진집을 판매하기엔 더 좋을 것이라 생각된다.
니이가타는 한번 가봤는데, 주말에도 도심이 한산할 정도였고 도시의 산물인
독립서점이 자생하기에는 그 '도시적' 분위기가 약했다.
이것 또한 나만의 생각일지 모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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