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펜상은 한국추리소설협회에서 국내 단편 중 우수작을 뽑는 추리소설상으로
장편으로는 추리문학상이 있고 단편으로 수상하는 건 황금펜상이 유일하다고 한다.
2007년부터 시작되어서 아직 역사는 짧지만, 국내 유수의 추리 단편들을 모아 볼 수 있는만큼
의미가 있는 것 같다. 그동안 작품집을 발간하지 않다가 2020년부터 심기일전하여
2007-2020까지 수상작을 모아 놓은 것부터, 2021년부터는 매년 수상작과 우수작을 모아
발행하고 있다. 이번에 읽은 건 2007년부터 2020년까지 수상작을 모아놓은 첫번째 작품집이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웹소설의 확산과 그 영향으로 추리, 미스터리 장르가 대중에게
어필하기 좋아지면서 그 일환으로 발간이 활발해 진 것은 아닌지... 라고 추리해 본다 --;;;
주로 고전 위주로 읽는터라, 아무래도 국내 추리 소설은 등한시했던 면이 없지 않았지만
오래전 한국 영화를 좋아해서 열심히 찾아보고 발굴하고 그랬더니 어느날부터 한국 영화가 잘 나가기
시작했던 걸 기억해 내곤 요새는 한국 추리소설 위주로 읽고 있다.
(엄밀히는 외국소설과 한국 소설을 번갈아 읽는다)
그 일환으로 고른 황금펜상 수상 작품집은... 어쨌든 수상작이므로 나름 기대를 하고 읽었지만
개인적으로는 아쉬운 점이 많았다.
일일히 작가와 작품을 꼬집어 가며 말할 수는 없지만, 국내 추리소설의 저변이 좁고 그만큼
육성이 잘 안되는 만큼 좋은 작품을 찾아보기란 쉽지 않았을 거란 추측만을 해볼 뿐이다.
물론 내가 써도 이보다 훨씬 허접할 것이지만, 트릭, 서사, 범인의 동기, 캐릭터의 설정 등 여러면을
고려했을 때 물음표가 생기거나 읽고나서 아쉬움이 남는 작품이 더러 있어서 이건 작가가
나쁘다 라는 느낌보다는 한국 추리소설은 아직 발전이 더 필요하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개인적으로 오 이 작품은 꽤 괜찮군 이라고 생각했던 것만 말하자면,
박하익의 무는 남자와 연속으로 황금펜상을 수상한 공민철의 두 작품은 둘다 좋았다.
무는 남자의 경우 개성있는 캐릭터와 조연, 전형적인 추리 소설의 문법을 따르면서도
사건이 진부하지 않게 추리를 해 나가는 과정이 흥미로웠다. 무엇보다도 캐릭터 설정이 잘된
작품으로 한 편으로 끝내긴 아쉽네 라고 생각했더니 이미 선암여고 탐정단이라는 이름으로
단행본과 드라마화가 되어 있었다 --;;; (늦게 알아서 미안합니다;;)
공민철의 낯선 아들과 유일한 범인은 둘다 꽤 수작이라고 생각할 만큼, 짜임새있는 전개와
반전 등이 볼만했다. 유일한 범인의 경우 일반적인 추리소설에 가깝지만, 국내에서 이렇게
잘 짜여진 트릭과 밀도 있는 추리소설을 잘 보지 못한 터라, 잘 쓴 추리 소설이라 생각했다.
순서상으로 낯선아들이 먼저라서 우선 읽었는데 지금까지 실렸던 단편 중 가장 좋아서,
다음 작품은 어떨까 하고 봤더니 그 다음해 수상한 작품도 꽤 좋아서 괜찮은 작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작품도 찾아보겠습니다 :)
그 외에는 스탠리밀그램의 법칙도 나쁘지 않았다. 추리보다는 기묘한 이야기나 환상특급에
나올 법한 얘기라는 생각도 들지만, 재미있게 읽었다.
다음 한국 추리소설은 홍학의 자리를 읽으려고 사두었다. 추천이 많아서 조금은 기대하고 있다♥
단편 목록
제14회 (2020년) 황세연 《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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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2007년) 김유철 《국선 변호사 - 그해 여름》
제4회 (2010년) 박하익 《무는 남자》
제5회 (2011년) 황세연 《스탠리 밀그램의 법칙》
제6회 (2012년) 송시우 《아이의 뼈》
제7회 (2013년) 조동신 《보화도》
제8회 (2014년) 홍성호 《각인》
제9회 (2015년) 공민철 《낯선 아들》
제10회 (2016년) 공민철 《유일한 범인》
제11회 (2017년) 한이 《귀양다리》
제12회 (2018년) 정가일 《소나기》
제13회 (2019년) 조동신 《일각수의 뿔》
※2,3회 수상작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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