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리 투어

그곳은 아무도 없었다 - 강경, 익산 4 (익산 야래향)

coolfishes 2022. 10. 13. 19:41

강경, 익산에 다녀온지 꽤 되었고 그때의 그 감흥은 이미 잊은지 오래됐지만 블로그를 다시 시작하며

글을 마무리하지 못한 감이 있어서 강경, 익산 여행의 마지막편 야래향에 대해 올려볼까 합니다. 

 

익산 교도소에서 출소(?)한 뒤 익산역에서 렌트카를 반납해야겠기에 이전에 익산 시내 맛집으로 찾아두었던

야래향을 가게 되었다. 대충 네이버에서 익산역 맛집으로 찾았던 집 중에 메뉴가 특이해 보여서 골랐던 것 같다. 

전반적으로 관광객이 무척 적었던 여행이었는데 해가 저물어 가는 저녁 무렵의 익산역 앞 구시가지 문화의 거리는 

노상방뇨를 하던 어느 할아버지를 제외하고 한명도 만나지 못했다. (무려 토요일이었는데) 

문화의거리를 표방하며 나름 그럴듯하게 꾸며보려 했던 흔적은 보였지만 각 공연장과 극장은 무엇을 하려는지

알수가 없었고, 하려는 의지도 없어 보였다. 기본적으로 문화의거리로 테마를 잡고 거리를 꾸미려면 전반적인 

컨셉과 일관된 목적성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것이 전혀 없었다. 익산의 행정 능력이 딱하다고 생각될 정도였다;; 

 

거리에 문을 닫은 가게도 많고 다른 곳으로 갈까 생각했지만 귀찮기도 하고 역하고도 비교적 가까워서 

예정대로 야래향으로 향했다. 

 

야래향

전라북도 익산시 중앙동2가 중앙로 12-249

추천도 별점없음

된장짜장과 만두로 유명하다는 야래향

굳이 별점없음으로 한 이유는 개인적으로 여행하면서 간 가게 중 최악이었지만 맛은 최악이다 할 정도는 아니었기 때문이다. 사람마다 느끼는 게 다를 거 같아 별점 매기는 거 자체를 포기했다. 딱히 맛집 블로그도 아닐 뿐더러 솔직하게 해당 가게에 대한 생각을 나열하자면, 일단 너무 더러웠다. 할아버지, 할머니 두분이 계셨는데 설거지가 힘든건지 그릇 표면에 고춧가루가 덕지덕지 붙어있었고(그릇 안에도 붙어있었는지 모르지만 음식이 담겨있어서 모르겠다) 그 고춧가루는 맥주컵에도 붙어 있어서 결국 맥주컵은 교환하고 말았다. 그리고 화장실 냄새가 은근히 올라오는 것도 살짝 불쾌했으며, 화장실의 위생상태는 더 말할 것도 없었다. (정말 안 들어가는 것이 좋다. 빨간휴지, 파란휴지가 나와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 

이 상태에서 음식이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 모를 정도로 후루룩 먹고 나온 것 같다. 

포장마차나 을지로 노포, 재래시장 내 식당에서도 밥 잘 먹고 다녔는데, 뭐랄까 이 가게는 그 수준을 더 뛰어넘는 것이 있었다. 

어쩌면 그 날만 다소 위생상태가 안 좋았을 수도 있고, 할아버지 또는 할머니가 그날따라 설거지가 힘드셔서 그럴 수 있지만,

설사 익산에 살았다 해도 다시는 안 갈 거 같다. 

여행의 마지막 식사였는데 이런 기분으로 나와서 아마 더 기억에 남았던 거 같다. 

지금은 된장짜장이 없어졌다고 한다
만두는 맛있는 편. 정작 메인인 된장짜장은 별로였다
50년대 군산, 익산 등지에 정착한 화교들이 썼던 장으로 만들었다는 된장짜장
다 먹고 빈그릇은 직접 반납해야하는데 그날은 한가하신건지 손수 치워주셨다 (뚜껑 열기 싫었는데 다행이다 ㅠㅠ)

 

마지막에 아쉬운 식사를 뒤로하고, 익산역에서 서울행 기차를 탔다. 서울역에 도착해서 이번 여행이 뭔가 아쉬웠는지, 서울역 카카오프렌즈 플래그 스토어에서 춘식이 인형을 샀다 ㅡ.ㅡ